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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길이와 박서방

김국웅(큰바위) 2020. 1. 29. 06:16

상길이와 박서방


옛날, 박상길이라는 상놈이 푸줏간을 열었는데, 박상길을 아는

양반 두사람이 시장에 들렀다가 이 푸줏간으로 들어왔다.



한 사람이 말했다. “야, 상길아! 고기  한근만  다오.”  “예, 여

기 있습니다.” 박상길은 양반이 주문한 고기 한 근을 베어 내놓

았다. 



두번째 양반도 고기를 주문 하려는데 박상길의 나이가 꽤 든것

은지라 말을 좀 다듬었다.  “박서방, 나도 고기 한근 주시게.” 

 “예, 알겠습니다.” 이렇게 대답한 박상길은 아까보다 훨씬 많

은 양의 고기를 썰어 두 번째 양반 앞에 내놓는 것이었다.



먼저보다 두 배는 족히 되어 보였다. 그러자 첫 번째 양반이 역정

을 내며 말했다.  “아니 이놈아! 같은 한근을 주문 했는데 어째서

서 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난단 말이냐!“  예,  그거야  앞엣 고기는

상길이가 잘랐고,  뒤엣 고기는 박서방이 잘라서 그렇답니다."



박상길이  이렇게 천연덕 스럽게 말하니 앞의 양반은 아무 대꾸

도 하지 못했다. 상길이와 박서방은 이렇게 다른 사람이다.



아니, 말 한 마디에 따라 상길이와 박서방이 되는 것이다.사람

을 신분이나 나이는 물론 계급이나 생김새로 구분해서 대하면

안 된다. 또한 입은 옷이나 소유나 재산이나 타고 온 자동차로

대우해서도 안 된다.



말 한 마디에 상길이와 박서방이 되는 것처럼, 인간의 감정이란

의외로 단순한 면이 있다.



인생이 실패하는 이유 중에서 그 80%가 인간관계의 실패 때문

이라는 얘기도, 알고 보면 사람과 대화중의 실패가 그만큼 많다

는 얘기인지도 모를 일이다.



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되고 잔인한 말 한마디가

삶을 파괴 합니다.쓰디쓴 말 한마디가 증오의 씨를 뿌리고 무례

한 말 한마디가 사랑의 불을 끕니다.



은혜스런 말 한마디가 길을 평탄 하게 하고 즐거운 말 한마디가

하루를 빛나게 합니다.



때에 맞는 말 한마디가 긴장을 풀어주고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

복을 줍니다. 역사이래 총이나 칼에 맞아 죽은 사람보다 혀끝에 

 맞아 죽은 사람의 숫자가 더 많답니다.


곰은 쓸개 때문에 죽고 사람은 혀 때문에 죽는다. 진정으로 강한

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억제 할수 있는 사람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