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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족상락(知足常樂)

김국웅(큰바위) 2019. 11. 9. 06:19

지족상락(知足常樂)

범 공 천 


어느 가을날, 한 청년이 배가 너무 고파서

햄버거 하나를 사서 밖으로 나와

야외 벤치 그늘에 앉아 혼자 쓸쓸히

햄버거를 먹고 있었다.

그때 고급 승용차 한 대가

햄버거 가게 앞에 멈추어 서더니

차에서는 비서인 듯한 여자가 내려

햄버거를 사서 차 안의 어떤 이에게 건네주었다.

그 모습을 바라본 청년은 부러워하며,

이런 생각을 했다.

 


"~, 나도 누군가가 사다 주는 햄버거를

저런 멋진 차 안에서 편히 앉아 먹는다면

얼마나 좋을까? 이렇게, 청승맞게

공원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햄버거를

먹고 있는 내 신세가 정말 처량하구나.”


 

 그런데 같은 시간, 차 안에서

햄버거를 먹고 있던 남자도

벤치에 앉아 햄버거를 먹고 있는 청년을

바라보며 이런 생각했다.

 

"나도 저 청년처럼, 다리가 건강해서

햄버거를 사먹으러 여기저기

돌아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?

그리고 저렇게 벤치에 앉아 맑은 공기를

마시며, 점심을 먹을 수 있다면

얼마나 행복할까?"

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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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국 여론조사 기관 갤럽은 4년 전

세계 143개국의 행복 순위를 공개했는데,

한국인의 행복감은 118위였다.

작년 기준 한국은 GDP기준 세계 11,

1인당 GDP기준으로는 세계 28위로

잘 사는 나라 상위 그룹인데도

자신이 느끼는 행복감은 하위 수준이다.

그래서 행복은 경제력 순위가 아님을

알 수 있다.


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

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지 않고

나보다 나은 타인과 비교해서 부러워하며,

불만스러워 하는 데에 있을 것이다.

  


사고로 온 몸이 마비되고 왼쪽 눈꺼풀만

움직이게 된 저널리스트였던 프랑스의

장 도미니크 보비란 여성이 한 말이 있다.<!--[endif]--> 

 "고이다 못해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
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."


기묘사화 때 동부승지(同副承旨)

있다가 관직을 박탈당하고 파주에 낙향한

김정국(1485-1542)은 만족함을 모르는 것이

최고의 병이고 최대의 불행이라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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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족할 줄을 알면 인생이 항상 즐겁다

(知足常樂 -노자)라든가, 만족을 아는

사람이 제일 큰 부자다(知足第一富 -불경)라는

말이 있듯 욕심을 버리고 만족할 줄 아는 것이

행복의 제1의의(意義) 요건임을

가슴에 다시 새긴다.


-2019.9